오타쿠의 성지! 덕질의 메카! 서브컬쳐의 끝판왕! 뭔가를 구입하면 당연 행복하고, 그냥 구경만 해도 너무너무 재미있는 만다라케! 이래저래 그저 암울하기만한 일본생활 속에서, 오늘은 제가 연휴때마다 반드시 가서 하루종일 죽치며 제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돌아오는, ‘나카노 브로드웨이 본점’ 을 소개해드립니다. 이 만다라케가 워낙 유명한 관계로, 딱히 새로운 정보라기 보다는, 존경하옵는 덕후분들 중에 아직도 그곳을 한 번도 안가보신 분들을 위하여, 저만의 노는법을 중심으로 한 번 글을 써 봤습니다.
나카노 브로드웨이 안 점포들의 배치와 구조를 감안하여, 로보트- 특히 ‘초합금’계열의 완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우선해서, 특이하지만 1층-4층-3층-2층 순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죄송하지만 1층과 지하 1층은 저희 덕동지 분들의 주요 관심사라고 까지는 말하기가 힘든 가게들이니까, 아주 간략합니다.
자아, 그럼 Get ready to rumble-!
1st Floor
먼저 1층이 되겠습니다. 그냥 일반 카페, 반찬가게, 신발가게 등등. 매니아 분들은 그저 안으로 휙휙 전진해 주시고, 만약 god마눌님이나 저희들이 열광하는 것들에 관심이 전혀 없으신 분들이 일행중에 계신다면, 그 분들은 이 1층에서 나름대로 혼자 보람찬 보통 쇼핑을 먼저 하시고, 나중에 합류를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나카노’ 역에 도착한 직후의 전경. 나는 이순간, 신발끈을 꽉묶고 북쪽 출구로 향한다. 경쾌한 이 발걸음.
북쪽 출구로 나오면 브로드웨이 상점가 입구가 보인다! 일단 동그라미안 서서먹는 우동집에서 한사발을 주문, 에너지를 충전한다.
드…드디어 브로드웨이 상점가 입구에 다다른다. 왠지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워 보인다.
윗사진 입구에서 들어가기 직전, 오른쪽을 향하면 이런 골목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맛있는 곳 천지. 아까는 우동만 먹었으니 오늘 거사를 다 치른후 이곳으로 잠입, 집으로 돌아가기전 제대로 된 저녁식사를 하는 곳이다.
그럼 이제 입구안으로 들어갈까?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나는 골수 하드록/메탈 팬이므로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갑자기 큰길로 나온다. 그러면 두말할 필요없는 음반상 ‘Disc Union’이 있으니까.
그닥 음악팬이 아니시더라도 이야기만이라도 들어주시길 바란다. 요즘같은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음반을 고르는 희열은 아시는 분만 안다. 게다가 Disc Union은 희귀한정판 앨범, 매니아만을 위한 B급 영화, 마이너 아니메가 넘쳐나는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중고상품이 풍부하여 득템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이곳에서 Steve Vai의 ‘Flexable’ 기타 악보책을 단돈 700엔에, 전설 김추자님의 ‘님은 먼곳에’ 레코드를 1000엔 구매하는등, 뜻밖의 기쁨을 맛본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게임 사운드트랙 마저 레코드로 입수 가능!
이야기가 삼천포로 흘러 죄송하다. 다시 브로드웨이 입구로 돌아온다.
이곳에서부터 저만의 ‘하루종일 놀기’ 매뉴얼에 충실히 따른다. 사진속의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은 둘다 쳐다보지도 않고, 느닷없이 오른쪽 ‘B1F’라고 쓰여있는 쪽으로 몸을 틀어준다. 허나 지하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2층에 올라가지도 않고, 지하로도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1층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면 이런 재미난 컨셉의 가게들이 있다. 사진 속 가게는 힙합전문점. 힙합의상, 인기 래퍼들의 피규어, 스웩 넘치는 악세서리등을 판다.
자, 그 상태로 좀 더 가다보면 구석에 이러한 엘레베이터에 당도한다. 타자. 그리고 4층 버튼을 힘차게 누르자.
4th Floor
개인적으로 가장 열광하는 4층! 초합금, 고전만화가 백미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4층 구석에 있는 아이스크림&음료수 자판기옆, 작은 경품 오락기에서 흘러나오는 그 음악! 하루종일 반복되면서 마치 머리가 돌아버릴것만 같은 그 특유의 멜로디와, 만다라케 창고쪽 어둑어둑한 황량함이 함께 어우러져 발산되는, 4층만의 싸늘한 귀신의집 분위기!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정말 독특합니다.
내리자마자 장난감들이 후두둑 쏟아져 내리듯 보일까? 아니다. 90년대 일본 오락실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TRF’ 라는 가게가 보인다. 보면 꼭 3,40대쯤 되는 멀쩡한 샐러리맨 서너명이, 소리를 꽥꽥 질러가며 본인 안경이 비뚤어진것도 잊고 고전게임에 심취해 있더라. 필자도 왕년에 스화2로 ‘얍삽이’ 좀 써봤던 몸이라, 예전 이곳에서 어느 일본아저씨와 불꽃튀기는 한일전을 벌인적이 있으나, 결과는 참패. 아니 뭐 그 아저씨는 밥만 먹고 오락만 하나? 일본인 특유의 그 이상하게 레버를 칵테일 쥐듯 밑에서 움켜쥔 스타일로 맹공을 펼치는데…너무나도 현란한 테크닉! 그 분 손가락이 안보일 정도 였다.
패배의 아픈 추억만 있는 오락실을 째려보며 발검을을 옮기면, 슬슬 만다라케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 사진은 ‘헹야’ 라는 곳.
이 ‘헹야’는 진짜 입이 쩍 벌어지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 붙은 상품들과, 6,70년대 양철 로보트들, 그리고 거의 1미터 가까이 되는 점보 사이즈 소프비등, 보통 매물을 찾기힘든 레어템들이 가득하다. 금수저 전용.
‘매니아’관. 고전만화, 월간지, 미니대백과, 아니송 레코드등 옛날 서적류가 즐비하다.
80년대 에로망가의 세계…특히 ‘하야미 준’ 이라는 분의 만화는 너무나도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변태분들은 꼭 읽어보시라.
‘매니아’관은 건너편에도 이렇게 또 따로 있어 이어지는데, 이쪽은 더더욱 비싸고 더더욱 귀중하며 골때리는 책들이 진열장 안에 전시되어 있다.
가격들이 참… 그저 표지만 봐도 즐겁다.
드디어, 저에게 가장 중요한곳, 초합금들의 서식지 ‘스페셜 6’!!!!!
아무리 ‘오늘은 그냥 구경만 한다’고 다짐을 해본들, 정작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기는 힘들다.
인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곳 ‘플라스틱’ 에 꼭 들어가보시길. 인형들의 의상이라던지 가발이라던지, 각종 소품들의 디테일함과 리얼한 묘사가 기괴하기까지 하다.
만화가 아닌 오컬트, UFO, 심령현상, 동성애, 등등 찐 서브컬쳐 서적류만 파는 ‘카이바海馬’. 이곳에는 ‘100엔 코너’ 라는 책장이 있어서 필자는 이날 80년대 ‘올컬러 어류도감’을 구입. 결과는 대만족!
그러니까 무조건 괴상, 기괴한것을 추구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냥 추천.
이 곳은 ‘아니메’ 관. 셀화를 주로 판다. 근데 애니메이션 스튜다오에서 이것들이 어쩌다가 가게로 흘러들어와 팔리게 되는건지?? 회사 소유 재산 아닌감? 언제나 궁금함.
만다라케 계열은 아니지만 시설내 곳곳에 몇개 점포가 있는 ‘아이아이’. 협소해도 가끔 ‘어! 이거슨!’ 하고 놀랄만한 매물이 튀어나온다.
‘하㊦’편도 읽어주실 분은 여기로 Click here for 내 마음의 안식처, 만다라케 본점 나카노 브로드웨이 ㊦ Ultimate Guide to Mandarake Nakano Broadway:3rd&2nd floors
Awesome post. Are there any other ways to get there besides JR?
You can actually read Korean? Metro Subway(Tozai Line) or Toei Bus will take you there too. Have fun.
아키하바라 점은 가보았는데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더라구요, 토쿄에 어딜가야 제일 물건이 많나요?
나카노는 층마다 화장실이 있습니다, 음…물건이 제일 많은 점포는 정확하지는 모르지만, 시부야 점이 가장 가게 자체는 작은거 같아요. 지하라서 왠지 어둑어둑하기도 하고… 만다라케 중에 저는 제일 안가는 곳입니다. 나카노,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 순으로 추천 드립니다!
일본여행가면 무조건 여기부터 볼겁니다! 정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