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호 작가님의 소설

여러분, 평소에 책을 읽으시다가 혹시 ‘글이 찰지다’ 라고 느껴보신적은 있으신지요?

저는 바로 이 ‘백동호’ 작가분의 작품들 이야말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백동호님이 본인의 삶과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장편소설 입니다. 거친 과거와 흉악하기 그지없는 범죄 세계, 그 이후 새로운 삶을 갈망하며 변화하려는 몸부림을, 담담하면서도 아주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지요.

전혀 자신의 범죄나 수감 경험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 하지 않고,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고백을 하는 형식이 신선합니다.

소설 속에서 백동호님은, 폭력과 범죄의 세계에서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며, 어릴 때부터 결핍·폭력·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배경 및 자연스럽게 범죄 조직과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된 과정을, 박진감 넘치게 들려줍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 돈과 힘!
  • 폭력과 지배!
  • 인간관계의 왜곡을 경험하고, 그것들로 점철된 인생은 결국 ‘허무와 파멸’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요.

수감 생활과 사회로부터의 단절 속에서 주인공은 또,

“이대로 끝나도 되는 인생인가”
라는 철학적인 질문과도 마주하는 데요,

그때 등장하는 상징이 바로 제목의 ‘연두빛 바람’ 이구요.

  • 깊고 어두운 우물 같은 인생 속에서…
  •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변화의 기운
  • 그래도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미약한 희망
  • 아직 완전히 타락하지 않았다는 자기 증명의 흔적

즉,

연두빛 바람 =
파멸 속에서도 인간이 끝내 포기하지 않는 생의 가능성!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 인간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가?
  2. 과거의 죄는 평생 인간을 옭아매는가?
  3. 구원은 외부가 아닌 자기 성찰에서 오는가?
  4. 새로운 삶은 가능한가, 아니면 그저 환상인가?

작품은 결코 “희망”을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변화는 고통스럽고, 더디고,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거든요.

  • 잔혹할 정도로 솔직한 서술
  • 범죄·폭력·스토킹·인간의 추악함을 정면으로 다룸
  • 소설이라기 보다 증언에 가까움
  • 독자에게 불편함과 질문을 남김

『연두빛 바람』은 범죄와 파멸의 인생을 살아온 한 인간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희미한 희망을 붙잡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려는 고통스러운 자기 고백의 기록
입니다.”

다음 작품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던 ‘한센병’과 그에 관련된 생체실험에 대한 소설입니다.

배경은 60년대 한국 산업화 이전의 어느 한 농촌 이에요. 당시는 사회 분위기상 가난과 결핍이 일상이었다는 것을, 아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이 소설도 역시 백동호님 본인의 유년기와 겹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답니다…

이 작품은 한센병 (나병) 환자들의 슬픈 전설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오래전 한국 사회에는 ‘한센병 환자들이 병을 고치기 위해 보리밭에 숨어 있다가 어린아이의 간을 내어 먹는다’ 는 끔찍하고도 슬픈 유언비어가 있었습니다…

  • 보리밭에 달 뜨면: 이 제목은 한센병 환자들이 활동하기 시작한다는 공포의 시간대를 상징합니다.
  • 사회적 낙인: 작가는 이 잔혹한 전설을 통해,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괴물 취급받는 범죄자나 전과자들의 처지를, 한센병 환자에 비유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스스로를 ‘문둥이(한센병 환자를 비하하는 옛말)’와 다를 바 없다고 느낍니다.

  • 사회적인 죽음: 한센병 환자가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아 ‘사회적 죽음’을 맞이하듯, 교도소를 전전하는 전과자들 역시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현실.
  • 숨어 사는 존재: 보리밭이라는 은폐된 공간에서 달빛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처지는, 정상적인 사회로 나오지 못하고 어둠 속을 헤매는 밑바닥 인생들의 고독을 상징합니다.

백동호 작가는 이 비유를 통해 독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병이 들어서, 혹은 죄를 지어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들을 괴물로 몰아넣고 보리밭으로 쫓아낸 세상의 시선이 더 무서운 것이 아닌가?

결국 이 작품에서 ‘한센병’과 관련된 묘사들은 실제 질병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낙인찍힌 인간이 겪는 극한의 외로움과 한(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문학적 비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서, ‘대도’를 소개 드립니다. 박인권 화백이 만화로도 각색한 작품이지요. 이 작품이 당시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이유는, 작가 본인이 직접 교도소에서 몸으로 겪고 들은 ‘범죄의 밑바닥 생리’가, 전혀 필터링 없이 그대로 묘사되었기 때문입니다!

백동호님은 실제 수감 생활 중, 당대 최고의 도둑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기술을 하나하나 기록 했습니다!

  • 침입의 미학: 단순히 문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가스관을 타는 법, 방범창의 약점, 열쇠 구멍의 미세한 소리를 청진기로 듣고 자물쇠를 여는 과정 등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주 정밀하게 묘사합니다.
  • 프로들 만의 법칙: “도둑은 사람과 마주치지 않는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같은 대도들만의 철저한 직업적(?) 수칙과 심리 상태를 서술, 범죄를 단순한 악행이 아닌 하나의 ‘기술’처럼 느끼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 소설의 백미는 교도소라는 폐쇄 공간의 생생한 묘사에요. 일반인은 모르는 은어와 규칙들이 난무하죠.

  • 서열과 은어: ‘범털(돈 많고 권력 있는 수감자)’과 ‘개털(돈 없고 빽 없는 수감자)’의 차별, 교도소 내 비밀 통신 수단 등, 수감자들만의 실제 생존 방식
  • 처절한 가혹행위: 90년대 당시 교도소 내에서 벌어지던 구타와 가혹행위,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성 파괴의 과정을 여과 없이 담아내어 공포와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킴

주인공이 왜 ‘대도’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통찰이 빛납니다.

  • 생존형 범죄: 주인공에게 도둑질은 욕심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수단’ 으로서 설명 합니다.
  • 심리적 낙인: 돈없고 빽없어 사회에서 무시 당할 때마다, 주인공은 세상에 복수를 하듯 더 높은 담을 넘습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범죄의 원인이 개인의 악함보다는, ‘차별적 격리와 혐오’에 있음을 고발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진짜 ‘큰 도둑(대도)’이 누구인지 묻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 좀도둑: 부자의 담을 넘는 주인공.
  • 진짜 도둑 (대도): 힘없고 가난한 자들의 인권을 훔치고, 전과자들에게서 갱생의 기회를 빼앗으며, 국가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회적 구조!

작가는 이 사회를 ‘대도’라고 명명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영혼을 훔쳐가는 세상’을 비판합니다.

이 작품은 이후 작가가 ‘실미도’를 쓸 때, 북파 공작원들의 가혹한 훈련과 처절한 사투를 표현하는데 강력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주인공 백동호님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개인적으로는 등장인물 ‘염채은’이란 분이 저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는데요,실제로 뵈면 대체 어떤 느낌일까? 하고 매번 상상을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초대형 히트작 실미도!!!

영화보다 소설이 100배는 더 재미있고, 개인적으로 글 속에서 등장하는 ‘썰두’ 와 ‘만화방’이란 인물들은 영화에서는 볼 수가 없어, 극장에서는 솔직히 약간 실망했습니다…

이 소설이야 뭐 내용은 다들 이미 알고 계시겠죠? 우리나라는 참…분단국가라는 이유 때문에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고 억울한 일이 많은거 같아요. 그 현실을 더더욱 슬프게 하는 것이 바로 당시 터무니없던 국가권력이고, 그 희생양들 인데요, 참 거. 재미있게 읽었으면서도 내심 계속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진정한 의미로서의 ‘갱생’이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애시당초 가능한 것이기나 할까, ‘교화’ 라는 것은 왜 그리 어려운 것인가….

물론, 전 이 작품에 의문을 느끼는 점들도 있습니다,

  • ‘강인찬’ 이란 엄청난 분이, 그냥 일반 감방에 투옥 되었었다는 점
  • 지금보다 신원확인, 수사기법이 미흡했던 당시, 오판, 오심 및 대리 복역등도 의심된다. 그러므로 정치적, 이념적 이유로 억울하게 복역하다 실미도에 끌려간 경우도 충분히 있었다고 봄 (흉악 범죄자만으로 구성 되었었다?)
  • 남아있는 기록이 너무나도 미미해, 부대원들이 실미도에서 정말 글 처럼 매번 공개 처형을 당하거나, 극단적 처벌을 받았었는지도 불투명
  • 왜 이 사건에 대해 국가는 30년동안 공식 인정을 안했었는지 그에 대한 경위와 이유

어찌됐건 이 실미도! 독자가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눈이 번쩍떠질 만큼 충격적이고, 소설로서 ‘흥미진진’ 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글을 맺으며

사람들이 위와 같은 실화 기반 충격 서사 를 좋아하는 데에는 몇 가지 심리적·사회적 이유가 겹쳐 있다고 봅니다. 단순히 “잔인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작동하는 감정 구조 때문이지요.

먼저, “실화”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이 커요.
허구보다 실제 사건이라는 전제가 붙으면 감정이 훨씬 깊어져서 , “왘,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이라니”라는 감각이 독자를 이야기 안으로 강하게 끌어당겨.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질 때 오는 충격이 더 오래 남거든요?

또 하나는 국가·권력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엿본다는 그 느낌!
비밀부대, 은폐, 희생 같은 요소는 “공식 역사 뒤편의 진실”을 보는 쾌감을 줍니다. 사람들은 드러나지 않았던 구조적 폭력이나 모순을 알게 될 때, 일종의 지적 각성이나 분노를 경험하는데, 그 감정이 아주 강력한 몰입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비극적 영웅 서사라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버려진 사람들, 사회의 주변부 인물들이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성을 드러내는 구조는, 고전적인 비극의 형식과 닮아 있어. 억울함·희생·배신 같은 감정은 인간의 기본 감정 버튼을 강하게 눌러버리지요.

그리고 이런 작품은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도 크구요.
“국가란 무엇인가?”
“목적을 위해 인간을 도구로 써도 되는가?”
이런 질문은 단순한 사건 재현을 넘어서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 만들며,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이야기는 오래 기억되기 마련입니다.

또 하나는 약간 불편하지만 중요한 요소인데, 안전한 거리에서 공포와 충격을 체험하는 심리!
현실의 비극을 직접 겪지 않으면서도, 이야기 안에서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고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이 일종의 얍삽한 카타르시스를 주거든요…

마지막으로, 이런 작품은 종종 억눌린 시대 감정의 배출구 역할을 한다고도 봅니다.
권위주의 시기, 군사 정권, 국가 폭력 같은 역사적 기억이 사회에 남아 있을 때, 실화충격 서사는 집단 감정을 건드려요,그래서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사회적 공명(共鳴)을 일으키는 거죠..

참, 백동호 님의 쌍둥이 형에 관한 ‘유서’란 작품도 참 많은 관심이 가지만, 도저히 찾을수가 없네요! 여러분들도 언젠가 한번 그의 소설들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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