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일본.➂교육/노후/취미편

일본의 교육

현장에서 직접 일하던 개인적 경험을 돌이켜보면, 전체적으로 물렁하다고 생각한다. 80년대까지는 민주주의를 위해 화염병을 들고 경찰과 맞짱을 뜨던 열혈청년들이 일본에도 있었다. 물론 한국도 이젠 그런것들이 다 옛날이야기겠지만, 지금의 일본젊은이들은 특히나 정신수양적인면에서 심하게 결여되어 있는것같다. 풍족하고, 배부르고 등따뜻하던 시절의 안이한 교육과, 교권추락과 함께 완전히 바뀌어 버린 면학분위기가 그 원인이라 하겠다. 필자가 개인교습으로 영어를 가르쳤었던 학생 중에, 두 명이 각각 와세다와 동경대에 재학중이었는데, 한명은 과거분사가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대학은 들어갔니), 다른 한명은 사지가 멀쩡한데도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타서 통신비나 데이트비용등을 충당하고 있었다. 이런 젊음들이 일류대학을 나와 사회인이 된들, 「고학력출신」이라는것을 과연 어떤 관점에서 인정해 줘야 하며, 양질의 교육이라는 것이 철저히 개인의 출세 이외에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편, 일본에서는 ‘타인과 이야기를 할 때에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상대방에 맞추는 배려를 해야 한다’ 며 유치원에서부터 교육시키는 것을 보고, ‘아, 예의범절을 벌써 이렇게 어린 아이들한테까지 가르치는구나’라고 감탄, 놀란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어찌된 일인지 그 존댓말이며 좋은 예절을 다 내팽개친다. 사춘기,질풍노도기등을 감안해 초중고에서는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일본이 이제는 대학에서도 교수에게 반말을 찍찍하는 나라, 회사에 걸려오는 업무상 전화에도 사원들이 “여보세요?” 라며 받는 나라가 되었다는게 문제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촛점과 그것을 적용하는 방식이 뒤틀려 있다는 증거가 아닐수없다. 사회인이 되고나서도 한결같이들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심각한데, 예를 들어 대화를 할 때, 열이면 열, 모든 문장이 문장으로써 제대로 끝맺음이 없는 일본 특유의 몸과 의견을 사리는 화법을 쓴다. 그시절 우리가 즐겨보던 일본 만화에 자주 나오던…으로 끝나는 바로 그 말투. “그 거래처 쪽에서 조금…”  “어제는 연락이 닿지 않아서…” 등의 예를 들수 있겠다. 도대체 결론으로써 뭘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직장상사랑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간다. 특히 신입사원들이 가관이다.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상대방 눈을 똑바로 못쳐다보는 경우가 태반인데, 필자가 보기에는 요즘 같은 국제시대에 이토록 어벙하게 대화하는 애들이 천지이다 보니, 애시당초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습득은 물론, 말은 번지르르한 그놈의 ‘글로벌화’는 더더욱 싹수가 노랗다고 본다. 물론 일본인들 자신이, 국가간의 교류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고 북한같이 본인들만 혼자 이 시대를 살아나간다고 한다면 할말이 없겠다.

일본의 사회보험제도

현재 일본의 사회보험제도는 인구의 초고령화의 의해 여러가지 문제를 떠안고 있다. 일단 장래에 받을 액수가 턱없이 부족할것이라는 조짐은 현재부터 보이기 시작하고 있어서, 그 어느 누구도 노후에 대해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다. 일본의 사회보험제도는 크게 연금과 건강보험으로 나뉘는데, 이것이 피보험자의 고용형태 (자영업자냐 회사원이냐) 에 따라 다시한번 나뉜다. 명칭을 한번 알아보자. 회사원일 경우가 “후생연금”과”건강보험”.  자영업자의 경우가 “국민연금”과”국민건강보험”이다. 연금은 회사원이 압도적으로 유리한데, 이것은 회사원이 장래에 받을 후생연금이 국민연금의 두배이기 떄문이다 (회사가  납부액의 반을 부담). 건강보험도 회사원은 반만 부담한다. 그런데 회사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후생연금과 건강보험가입이 가능한것이 아니라, 가입기준이 2022년 현재, 직원이 51명이상인 사업장만 대상이기 때문에, 51명이 안되는 중소기업은 상당수의 직원이 대기업에 비해 소득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료 전액을 직원이 부담해야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게다가 법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에 꼭 가입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는 전국민이 무조건 후생연금에 가입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움직이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다. 이처럼 일본의 복리후생은, 솔직히 선진국수준이라 할 정도의 제도라고는 볼수없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훗날 연금이 고갈되는 사태가 와도 전혀 이상할것 없다는것이 일반 서민들의 인식이다. 일본의 금융담당대신 아소 타로가, “노후에는 최소 2000만엔이 필요하다”라고 하여,  “국가가 제 스스로 연금제도의 붕괴를 인정하는것이냐”며 논란이 일었었는데, 언제까지나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일본경제와 부실하기만한 현 연금제도를 보면, 아소의 발언이 당연한것 같기도 하다. 국가가 책임을 못져주니, 국민들이 각각 알아서 적어도 2억원은 준비하라는 그 말이.

일본의 의료

일단 의료계의 상황은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를 먼저 논할수밖에 없는데, 코로나 등장후 병원들이 3년가까이 겨우겨우 운영을 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의사 간호사 직원등이 부족하고, 병상도 부족하다. 일본이 인구가 1억 3천이나 되는데 왜 의료종사자가 부족하냐고? 아무리 고소득이라도 사람들이 힘들고 책임져야 하는 직종은 무조건 기피하니까. 빽이나 돈없는 사람들이, 학업이라도 열심이해서 “사”자가 붙는 직업을 가지고 신분상승을 한다는 개념, 이제 일본에는 없다. 그냥 무조건 스트레스 받고 책임감이 필요한 일은 싫고, 어찌됐건 무슨일을 하던간에 본인이 먹고 살수 있을만큼 벌기만 하면 된다. 집에서 놀고 먹는「히키코모리」인구가 대략 전국적으로 115만명인데, 그대로 집에 살게 해주는 부모도 부모이지만, 근처 편의점만 가도 이젠 다 외국인들이 종업원이라서, 우리가 알고있던 일본 특유의 손님을 받드는 서비스정신도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수 없다.

다시 병원이야기로 돌아와서,  필자가 살아본 다른나라들과 비교해 내가 가본 일본병원들은, 보면 하나들같이 일단 무슨 치료이던지 「조금씩, 조금씩, 조심스럽게」 행한다. 결국 간단한 외과시술 한번으로 끝날것을, “일단 약을 처방할테니 그것을 먹고 상황을 보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귀가 닳도록 듣는말이, “바쁘신건 알겠지만 무리없이 치료를 합시다” 이다. 솔직히 회사원으로써 병원간다고 일주일에 한번씩 오피스에서 자리를 비우는것이 나에게는 더 무리다.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해서, 몸에 무리가 없게끔 몇번이고 병원에 오게 하는것인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려는건지, 평소 매사에 효율성이나 합리등을 따지지않고 무엇이든 천천히 하는 국민성때문이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여기 계신 한국분들은 특히, 치과치료가 마음에 안든다며 한국까지 원정치료 하시는 분들을 몇분 본적이 있다. 한국이 훨씬 빨리, 속시원하게 치료를 해준다면서. 필자 주위의 일본인 친구들의 경우는, 피부관리나 성형외과는 한국이 단연 앞섰다며 한국에 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일본에서의 취미생활

일본은 가히 취미생활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여러분들이 이미 아실 피규어, 프라모델등 이외에도, 필자가 만나본 사람들, 흔히 말하는「덕」들 중에, 말馬안장만 모으는 사람 (말은 없음), 일년 내내 할로윈때 입을 좀비 의상을 만드는 사람, 아디다스나 나이키등 스포츠계열 추리닝만 모으는 사람, 테레비는 없이 라디오만, 그것도 심야프로만 듣는 사람, 주말마다 디즈니랜드에 갈만큼 디즈니에 빠진 사람 등이 있었다. 은근히 개개인의 개성을 억누르는 성장배경과, 집단에서 튀는 사람을 못마땅해하는 사회분위기, 타인의 일에는 원체 관심이 없는 특유의 국민성 탓인지, 관련 시장의 규모와 수집조건이 「덕」으로써 살아가기에 아주 그냥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취미생활이 다양한것은, 단조로운 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특정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 할수있으며, 자국의 문화상품인 경우도 많기에, 나쁠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취미로 자신만이 좋아하는 세계의 몰두하며 생활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일본이 아주 딱 맞을것이다.

다음편에서는, 지난 16년간 내 일본생활에 살짝, 또는 아주 깊숙히 스쳐가주신 일본인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이들의 정신세계, 사고방식, 인생 철학등에 대해 나름 말씀드려보겠다.

일본에서 일하기편은 여기로, 일본에서의 생활편은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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